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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CT의 저력... 이재섭(1)
 
김관오 기자
▲ 삽화= 장재혁(미디어카툰 www.metoon.co.kr)     © it타임스

제법 잘 생긴 10대 소년이 웁니다. 시쳇말로 ‘날라리’라 불리는 중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참아도 눈가를 삐져 흐르는 쓰린 눈물의 이유가 뭘까요. 아버지의 한마디 때문입니다. “너, 내 일을 배워라” 그 때가 1973년입니다.

아버지는 시골에서 자그마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었지요. 그 때는 지금과 퍽 달랐던 시댑니다.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에서 반을 가를 때, 일부 학부모들이 “정육점집 아이는 ‘백정’의 아이”라며 알게 모르게 담임선생님을 힘들게 할 때였거든요.

깨알같은 바람 한 조각에도 가슴 한 구석이 저며오는, 말 그대로 사춘기였습니다. 고기를 썰어 신문지에 포장해주는 ‘백정’ 일을 배우라며 돌아서는 아버지의 뒷모습에, 소년은 한 순간 ‘멍’했습니다. 그저 눈물이 흐릅니다. ‘아버지가 나를 포기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저립니다.

자신도 모르게 뜨겁게 우는 와중에 ‘생각’합니다. 오기도 생깁니다. 그리고, 결심합니다. ‘아버지가 내게 바라는 게 ’뭔가‘를 이뤄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년은 압니다. 아버지의 아들을 향한 바램은 ‘겨드랑이에 가방끼고, 책 보고 공부하는 폼 나는 아들’이었지요. 대학생, 대학교수, 연구원.. 그런 종류였겠지요.

하지만 마음처럼 될까요. 쉽지 않지요. 친구들의 호출을 힘들게 참아 마다하고 나름 공부했지만, 늦었을까요. 선택 범위가 없다시피 좁았습니다. 그래서 공고에 진학했어요. 당시, 공고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지 못하는 열등학생들의 진로로 여겨졌습니다.

공고는 사실과 다르게 ‘깡패들이나 다니는 학교’로 여겨지는 학교였지만, 소년은 정말 열심히 공부합니다. 그리고 대학에 진학합니다. 여전히 꿈은 ‘겨드랑이에 책 끼고 오가는 그런 직업’입니다. 하지만, 참 꿈은 멉니다. 흔히 말하는 명문대도 아닌데다, 공고 출신이었거든요. 받아주는 직장이 없었습니다. 그 땐 그랬습니다.

같은 대학의 대학원에 진학합니다. 갈 길은 급하고 돈도 없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이겨냅니다. 자신을 둘러싼 가시보다 더한 온갖 아픈 모멸이 둘러싸고 있었지요. 2년 후, 석사를 마칩니다. 학점 인플레라는 지금과는 다른, 당시로서는 보기드문 ‘올A’ 학점을 받습니다. ‘공고출신 날라리’의 눈물겨운 결실이지요.

그만하면 꿈을 이룰만도 합니다. 아닙니다. 여전히 꿈을 향한 장벽은 높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아니면, 번듯한 직장 구하기가 녹록치 않았던 시절이었거든요.

소년을 구한 건 한국통신(지금의 KT)이었습니다. 지금의 지역 안배였을까요. 연구소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말 그대로, ‘겨드랑이에 책 끼고 오가는 그런 곳’에서 일하게 된 것이지요. 아버지와 아들이 꿈을 이룬 것입니다. 하지만 ‘꿈’을 향한 도전은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ITU 표준화 총국장에 선출된 이재섭 박사 얘깁니다. 우리나라가 지난 1952년 ITU에 가입한 이래 고위선출직에 진출하는 첫 사례라지요. 이른바 ‘ICT강국 코리아’에서 십 수년 동안 갈망했던 자리였습니다.

뭘 하냐구요. 표준화 부문(ITU-T)의 업무를 총괄·조정합니다. 차세대 정보통신, 인터넷 정책 등 ICT 글로벌 표준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을 행사합니다. 우리나라의 기술과 산업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이지요.

올해 1월 1일부터 오는 2018년 12월 31까지 4년간, 나아가 본인이 원하면 1차에 한해 연임할 수 있습니다. 최장 8년간 지위를 갖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지요. ICT 분야의 국제기구의 핵심 자리에 ‘우리나라 사람’이 딱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참, 보기 좋지요. 든든하구요.

“국내 기업들이 ICT 융합 아이디어를 사업화 해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타 산업과의 기술융합을 촉진할 수 있도록 표준화 작업을 돕겠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한국만의 ICT가 아닌, 세계 속의 한국의 ICT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KT 입사 후, 지금에 이르기 까지 27년 쯤 걸렸지요. 입사 직후 가슴에 담은 꿈이 지금의 자리였다는군요. 자신의 또렷한 노력과 주변의 보이지 않는 뒷받침이 있었습니다. 짚어보니, 한국ICT의 저력이 드러납니다. 무척 반갑고 고맙습니다.
기사입력: 2015/01/08 [05:37]  최종편집: ⓒ it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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