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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단통(斷通)’
 
김관오 기자
▲삽화=장재혁(미디어카툰 www.metoon.co.kr)     © it타임스

삼성이 바람을 거부합니다. 태풍(颱風)이든 미풍(微風)이든 바람을 타야, 9만리를 가든 옆집을 가든 할텐데요. 이를 어쩝니까. 아예 무시하고 잠재워 넘기려 합니다. 바람과의 소통을 마다하는 것이지요.

단통법에서 분리공시를 쏙 빼기 위해 상당한 ‘힘’을 썼다는군요. 여야가 어렵게 결정해 합의한 내용을 단숨에 뒤집는 힘을 발휘했으니까요. 힘 센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등에 업고, 규제개혁위와 국회입법처를 앞세워 한 방에 해치운 모양새라고 할까요.

바람과의 소통 거부가 후유증을 부릅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20여 일,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거든요. 시행 직후 불만은 반토막 난 이통사 지원금(보조금)에 맞춰졌습니다. “단말기 가격이 비싸졌다”, “손님 끊겨 장사 못해먹겠다”, “이통사 배만 불리운다”...로 요약됩니다.

이제는 제조사의 (판매)장려금과 이통사의 지원금을 구분해 공표하자는 ‘분리공시’가 단통법에서 왜 빠졌나에 초점이 맞춰지네요. “삼성 말만 들어줬다”, “삼성과 산업부만 반대했다”...가 맥락입니다.

이통3사와 제조사(삼성 제외), 그리고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나아가 국회와 시민사회가 한 목소리로 원했던 ‘앙꼬’가 오로지 삼성의 반대로 ‘찐빵’에서 쏙 빠진 형국이니, 많이 어색한 게 사실입니다. 급기야 ‘삼성이 국민을 상대로 이겼다’는 냉소 마저 나왔으니까요.

단통법을 개정하든 보완하든, 손을 봐야한다는 목소리가 제법 큽니다. 정책이 착근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일단 국민∙정부∙기업 모두 시쳇말로 ‘썩표(썩은 표정)’니까요. 국민은 받던 혜택 확 줄어든 ‘호갱’, 정부는 신뢰를 잃은 ‘무능’ 소리 들을까 안절부절입니다. 이통사는 자기 배만 불리우는 ‘놀부’, 삼성은 교만 가득한 ‘악덕’이라는 손가락질에 속 편하면 이상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삼성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단말기 출고가를 낮추고 정상적인 경쟁에 나서면 됩니다. 공급가격에 이미 반영된 장려금을 공개해야겠지요. 입맛에 맞춰 유통점에 장려금을 뿌려 구한 비정상적 경쟁력을 걷어내고, 시장혼탁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어야하지 않을까요. “분리공시에 따라 장려금을 공개하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해외로부터 밀어닥칠 불공정 시비를 이겨내기 힘들다”는 국가와 국민을 향한 다소 겁박스런 하소연은 대한민국 대표기업 답지 않습니다. 국민을 초라하게 만들지요.

이통사도 다르지 않습니다. 서비스와 요금 경쟁은 뒷전인 채, 보조금을 앞세워 ‘내 고객 지키고, 남 고객 뺏어오기’에 몰두한다는 비난과 지적이 어디 어제 오늘 나왔나요. 보조금이나 마케팅 보다는 품질 좋은 서비스를 앞서 내놓기 위한 R&D에 힘을 쏟자는 이동통신 업계의 ‘오래된 동의’를 실천해야 합니다.

걱정은 ‘잠깐 가다 다시 제자리’일 때입니다. 당분간 분리공시를 재추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겠지요. 유통체계와 규제개선을 향한 발걸음도 이어질 것입니다. 큰 기대는 어렵지만, 단말기 품질을 높이기 위한 경쟁도 잠시 있을것이구요. 그러다 이통사와 제조사가 공조하는 가운데 보조금을 인상하는 한편, 외산폰 도입을 확산하면서 단말기 가격을 일정기간 낮출 수도 있습니다. 시쳇말로 실컷 물에 몸을 불린 후 ‘때 벗기다 만’ 모양이지요.

잠깐 가다 말면, 다시 가기는 더 어렵습니다. 단통법의 취지는 결국 ‘정상적 경쟁을 통해 다 같이 길게 잘 살자’입니다. 물론 짧지 않은 기간 받아들여졌던 비정상을 걷어내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요. 우선 스마트폰 도입을 통해 이익을 취해온 삼성을 비롯한 제조사와 유통상의 마진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니까요. 반면 이통사가 피해를 볼 가능성은 낮고 소비자 혜택은 커질 것입니다. 이통사는 상대적으로 적게 다가온 피해 탓에 얻어지는 이익을 품질과 요금 경쟁을 위해 투자해야합니다.

ICT가 우리에게 안겨준 가장 큰 혜택은 ‘소통만개(疏通滿開)’입니다. 대붕(大鵬)이든 잡새(연작, 燕雀)든, 날개를 펴고 날기 위해서는 바람과의 소통이 전제돼야합니다. 바람을 억지로 눌러 잠재우려하면 안되지요.

기사입력: 2014/10/21 [09:26]  최종편집: ⓒ it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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