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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종]첫 발사체 '나로호'의 마무리(2)
 
정선종
나로호의 우주 정상궤도 진입 실패는 우리에게 더욱 많은 것을 얻을 기회를 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착잡하다. 전문적이고 밀착된 미디어의 보도와 해설로, 국민 모두가 우주전문가가 된 느낌이다.

나로호 발사 실패원인을 두고 갖가지 추측이 무성하다.
정부는 페어링 분리 실패라고 잠정결론 내렸지만, 성급한 추측에 의한 결론은 실패를 통한 배움의 자세가 아닐 것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조사한 후 결론을 내려도 늦지는 않다. ‘서둘지 말자’는 교훈은 이번 2차 발사를 1차 발사 실패 1주일 후로 서두른 데서 찾아도 될 것이다.

시스템의 오류는 ‘(불유쾌한 상황은)언제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을 우주기술자들이 즐겨 인용한다는 한다‘는 점을 통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페어링의 분리는 비교적 단순한 기술이기 때문에 오류 발생 가능성을 낮게 보았으나, 실제로 일어났다면 엉뚱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는 아직 페어링 분리 오류가 정상궤도 진입 실패의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발사실패 직후 모두 원인에 대해 이렇다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하룻밤 조사를 통해 “(단순한)페어링 분리오류였다”고 발표한 것은 잠정결론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궁금증을 풀기에는 부족한 듯 싶다.

모든 중요한 것들이 성공적이었는데 사소한 페어링 분리 오류가 다 버려 놓았다? 필자는 다음 몇 가지 의문들이 조사를 통해 풀리는가를 지켜보고 싶다.

첫째, 각종 기록 자료를 봐야 정확한 해석이 나오겠지만, 페어링 한쪽이 분리가 안 되었다면 1·2단계 발사체 분리와 2단계 위성체 분리에도 영향을 주었을 터인데, 페어링 무게로 무거워진 2단계 킥 로켓의 속도가 6.2km 로 떨어졌는데도(사실 무게 변화로 속도가 변하지는 않음) 고도는 오히려 70km 이상을 치고 올라간(overshoot) 이유가 무엇일까?

둘째, 페어링 한 쪽이 붙어 있으면 무게 중심이 변하는 까닭에 자세는 불안정 해 지지만, 진공 속에서는 수평 속도가 무게 때문에 갑자기 떨어지지는 않을 터인데, 유사궤도(dumping orbit)를 타지 않고 수직으로 곤두박질해서 지상추락 했다는 견해도 좀 더 기술적 설명이 필요하다.

셋째, 고도 오버슛(overshoot)에 대해선 303km 대비 327km나 381km 인지, 그리고 그 고도에서 2단계 킥 로켓과 위성체의 상태에 대한 발표가 엇갈린다. 붙어있던 나머지 페어링 한 조각이 540초에 확실히 분리 되었는가? 이때 저절로 분리 되었는가? 그렇다면 위성체 만 홀로 수직 추락 했는가?

넷째, 2단 점화와 종료 순간 위성체 고도와 연소시간은 정상 작동의 결과인가?

전문적인 분석이 차분하게 중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필연적으로 야기될 한-러간 국가 간 상거래상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전인수 식의 조사를 할 경우, 국제 신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러시아의 조사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라도 국제 전문가를 동원해 중립적 조사에 나서야한다.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충분한 시험 데이터를 수집했느냐의 여부이다. 발사체이든, 탑제체이든, 시험 발사를 위해서는 수많은 자료 수집용 센서와 측정기기를 장착 했어야 되는데 그런 센서와 기기가 고가이고 개발 또한 쉽지 않다.

발사 직후, 궤도 진입 여부와 위성의 행방을 몰라 답답케 한 이유가 필요한 자료 수집이 안 되었거나 러시아 측 협조가 미흡 했던게 아닌가 싶다.
러시아가 독점 하다시피 한 발사과정인 탓에 조사를 위한 상황정보 확보가 가능할지도 염려된다.

지난 1998년 ksr-ii 시험발사 당시에도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안흥 발사장에서 점화되어 구름속으로 사라진 15m 2단형 고체로켓이 발사 성공이냐 실패냐로 의견이 나뉘었다. 오존층 조사를 하려면 130km 는 올라가야 하는데 60 km 밖에 올라가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한달 후 필자가 과학기술부 위촉 조사위원회 일원으로 조사를 하려고 보니, 발사 전 설계 제원만 있지 발사 과정서 수집된 텔리메트리 자료가 너무 빈약해 로켓 잔해가 어디로 갔는지, 나아가 도달한 고도가 얼마인지 알 길이 없었다. 안흥 발사장에서 경비업무를 담당하는 군인들에게 혹시 떨어진 물체를 보았느냐 묻고 다닌 적이 있다.

결국 필자는 발사 실패로 보았다. 그러나 조사는 판정 불가로 결론지어졌고, 기록은 지금도 발사성공으로 남아 있다.

나로호가 발사성공이냐, 절반의 성공이냐를 놓고 논란이 이는 이유는 1·2단계 로켓, 위성체, 페어링, 관제시설 등의 개발 책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필연적인 공방일 수밖에 없다.

발사체의 점화로 발사대를 떠나는 모습은 참 좋지만, 점화 성공이나 분리성공이 발사체 임무 성공으로는 해석되지는 않는다. 탑제체를 정상 궤도에 오류 없이 진입시키면 발사체는 임무 완수(mission completed)한 것이며, 위성이 궤도상에서 정상 자세를 유지하고 선회하면서 수명 년한 동안 그 기능을 발휘하면 위성체도 임무완수를 한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시험발사 프로젝트는 실패로 결론 지어 질 것이다. 위성체의 성공여부는 단시일이 아닌, 단계로 나누어 수개월 후에 판정돼야한다.

우리는 불안정한 예산 조달과 안정적인 경영환경의 결여 때문에, 성급한 실적을 위해 남의 흉내나 내려다보니 기본환경과 개발방식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 kslv-2로 가기보다는 ksr 계획으로 다시 돌아가라는 이야기는 기본부터 다져야 한다는 충언이다.

손수 시행착오를 겪으며 체득하는 게 현장 기술이다. 러시아 기술자 어깨 너머로 많이 배우고 있다니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전 etri 원장, 통신위성우주산업 연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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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8/27 [18:09]  최종편집: ⓒ it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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